동북아고대역사학회장
  • 현 동북아고대역사학회 학회장
  • 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교수
  • 전 서울대학교 규장각 책임연구원
  •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박사 · 석사 · 학사

서구인들의 동양관에 의해 출발된 근대 동아시아학에서 동북아 상고문화는 대체로 ‘샤머니즘(무巫)’로 방향지워졌습니다. 당사자들인 동아시아인들도 이러한 시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 샤머니즘적 시각은 백여년이 넘도록 동아시아학의 보편 전제로서 굳어져왔습니다.

그러던 중 1980년대 이후 동북아 요서·요동 일대에서 상고문화가 발굴되었고 이에 대한 연구가 크게 진전된 현재의 시점에 이르러 샤머니즘이 아닌 ‘선도문화(선仙)’로의 시각 전환이 비로소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한·중의 많은 문헌들에는 상고시대 동북방의 신선문화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중국 문헌중에는 동북방 지역을 신선향으로 흠모하여 군자국君子國·군자불사지국君子不死之國·대인국大人國 등으로 부른 기록, 사람을 보내 선약仙藥을 구한 기록 등이 나타나 있습니다. 중국 문헌 중에는 동북방을 신선향으로 흠모한 기록만 나타나지만, 한국 문헌에는 신선문화의 실체가 분명하게 적시되어 있습니다. 곧 ‘홍익인간弘益人間·재세이화在世理化’, 또는 광명이세 光明理世’라 하여 신선문화의 실체가 정확하게 제시, 동북방 신선문화의 주체가 한민족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선도문화’는 ‘밝음’을 이상시하여 ‘밝문화’로도 불립니다. 여기에서 ‘밝음’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하늘’이나 ‘해·달’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존재의 본질인 ‘생명(기氣), 일기一氣·삼기 三氣, 일·삼(인격화된 표현은 하느님‧삼신 또는 마고·삼신)’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선도문화는 모든 존재의 실체를 공히 기로 바라보기에 기를 매개로 사람속의 내기內氣를 밝혀 깨우는 ‘천인합일, 신인합일, 인내천’의 선도수행에 기반하게 됩니다. 이러한 선도문화의 이상적인 인간형이 ‘신선’이며, 대표적인 선도수행은 ‘제천祭天’입니다. 종래 샤머니즘적 시각 하에서 제천은 태양신앙 등의 단순 종교의례로 해석되어왔지만 선도적 시각에 의할 때 ‘천인합일론에 기반한 내성적內省的 수행의례’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천인합일적 세계관에서 적극적인 사회실천사상인 홍익인간·재세이화 사상, 광명이세 사상이 등장할 수 있었고 공존·공영의 정치사회 질서가 구현될 수 있었습니다. 동북아 요동·요서지역 상고문화의 주역이었던 배달국·단군조선시대의 동아시아사는 이러한 선도문화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되어가야 할 것입니다.